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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Day2] 여행이란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것.

여행 이야기

by moana_ju 2023. 3. 11.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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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 신주쿠, 오모테산도, 긴자 그 중간쯤 어딘가
2022. 11. 20(金)

알람이 울렸다. 어제 새벽에 기분도 좋고 감성에 젖어서인가, 일기가 너무 잘 써져 새벽까지 썼더니 아침에 일어나는 게 너무 고역이다.

씻고 준비했다. 오늘은 바쁜날인데 다 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아침부터 마음이 급했다. 그치, 바쁜 날인데 일단 든든히 배부터 채워야지, 조식을 먹으러 갔다. 자리를 안내해 주길래 일단 따라가서 앉으니 메뉴를 고르란다. 뭐지? 식당에 온 기분이었다. 알고 보니 메인요리가 나오고 나머지는 뷔페처럼 가져다 먹는 방식이었다. 크로와상, 스크램블에그, 낫또, 미소된장국 등 요리가 있긴 했는데 크게 기억에 남지는 않는다. 그저 뭐랄까, 있긴 있는데 잡음이 빠진 깔끔한 노래랄까. 아무튼, 아침을 든든히 먹고 엄마 바오바오백을 사러 긴자 마츠야 백화점으로 이동했다.

오마갓, 우리 엄마는 이걸 왜이렇게 갖고 싶어 하는 거지? 가방을 들어보기 전 한국에서 계속해서 생각했다. 근데 막상 바오바오 매장에 들어가 가방을 들어보니 아, 이게 인기가 있는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우선 가볍다. 그리고 디자인도 생각보다 괜찮고 귀여운 것 같다. 엄마가 찾던 아이보리색이 없어서 긴자에서 다른 백화점도 가보기로 했다. 마침 점원이 시부야 매점에 하나 있다고 해서 부랴부랴 이동, 도착하니 없네..? 이게 뭔 일인가? 이상한 색상만 남았다고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이럴 거면 내가 마츠야 백화점에서 하얀색이라도 샀겠다,, 라며 마음을 추스르며 신주쿠 백화점으로 이동했다. 근데 웬걸 거기는 그냥 다 품절이란다.. 빨간색이라도 가져가란다. 되지도 않는 일본어로 괜찮다고 고맙다고 얘기하며 그냥 바오바오 백은 포기하기로 했다. 인연이 아닌가 보지~ 편하게 마음먹자!라고 생각하며 주영언니가 사고 싶었던 신발과 옷이나 구경 가기로 마음먹고 또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이동했다.

아디다스에 갔는데 귀여운 디자인은 찾았는데 사이즈가 없단다. 스투시 매장에 갔는데 맨투맨이 너무 다 평범하단다. 그래서 하나도 못건지고 그냥 일반 매장 들어가서 나시 티 하나 건지고 나왔다. 너무 웃겼다. 근데 그런 날 있지 않은가, 쇼핑하기로 마음먹고 가면 그 어떤 옷도 건지지 못하고 돌아오는 날. 그냥 그게 오늘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간 김에 오모테산도도 구경하고 왔다.


아, 시부야와 신주쿠, 오모테산도의 후기를 말하자면 시부야는 한국의 명동, 신주쿠는 한국의 성수와 홍대, 오모테산도는 한남동이다. 그냥 똑같다. 사람이 너무 많고 사람한테 치이고 그런 곳들. 그래도 다니면서 너무 신기했던것은 거리가 굉장히 깨끗하고 사람들이 엄청나게 질서 있게 행동한다는 점이 너무 인상 깊었다.

빗방울이 하나씩 내리기 시작했다. ‘아 모르겠다, 그냥 가서 몸이나 지지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떠났다. 온천으로.


유케무리노사토 온천으로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빗방울이 점점 거세지고 엉덩이가 굉장히 아파올 때쯤 도착한 곳은 도쿄와는 정반대인 한적하고 고요하고 평화로운 마을이었다. 도쿄에서 30분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 어떻게 이렇게 조용하지? 싶은 마을이었다.
우산을 보관하고 키를 받아 들어갔다. 옷을 벗고 들어간 탕은 한국의 목욕탕 문화와 비슷했지만, 밖으로 나가는 야외 온천탕이 분위기를 확 바꿔놓았다. 갑자기 출발한 온천여행이라 아무것도 챙기지 못했는데 그 어느 것도 부족함 없이 다녀왔다. 샴푸, 린스, 바디워시도 있고 폼클렌징도 있었으며 무료로 헤어드라이기도 이용했다. 와! 여기가 천국인가 싶었다. 탕에 들어가 몸을 지지니 마음이 많이 차분해졌다. 야외탕에 예쁘게 꾸며져 있는 풀과 꽃들,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이 이게 힐링이구나를 느끼게 했다.
씻고 머리를 말리고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어두워져 있었다. 비도 오고 어두운데 집까지 가야 한다니,, 그렇지만 이겨내야지! 움직여야지! 싶어 주영언니와 열심히 걸었다. 역에 도착하니 앞에 있는 마트가 궁금하더라, 그래서 구경했다. 여기서 좀 사고가야 도쿄보다 저렴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담아봤다. 후리가케, 술, 초콜릿 등 아무튼 무거운 것만 담았다. 아우 정말, 그래도 좋다. 이런 게 행복한 거니까.

숙소에 들어왔다. 짐을 풀고 30분도 채 쉬지 못한 채 언니가 예약해 놓은 ‘곤파치’ 야키토리집에 가야 한다. 가능한 것인가 오늘 거의 3 만보정도 걸은 것 같은데 내가 여기서 더 걸을 수 있단 말인가.. 의심에 의심을 하며 아이스크림을 열심히 먹고 출발했다. 이번엔 지하철이 아니라 버스를 탔다. 생각보다 재미있었던 것은 역시 어느 나라든 기사님한테 물어보고 타면 다 된다는 것이다. 버스 기사님의 허락을 맡고 올라탔다. 나의 파스모, 요것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무쪼록 고맙다 파스모야 네가 내 발이구나!라고 생각하며 언니와 웃고 떠들며 곤파치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화려하네, 처음 든 생각이었다. 8시에 예약했는데 20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계속 대기를 했다. 뒤에서 사람들이 먹고 마시는 모습을 구경하며 열심히 침만 흘리다가 드디어 우리 차례이다! 자리를 배정해 준다고 하길래 따라갔더니 이게 웬걸, 완전 구석자리이다. 뭐가 보이기는 하나, 충격적이다. 자리를 이렇게 안 좋게 줄 수가 있는 것인가 의심이 들었다. 그래도 예약손님인데 말이다. 구석에 4자리가 있어 배정된 맨 구석말고 그래도 그나마 안쪽같이 생긴 2자리로 바꾸면 안 되냐고 물어봤다. 처음에는 못 알아듣는 척하더니 나중에는 된다고 했다. 역시, 부당한 것은 당당히 말을 해야 해. 이번에 한번 더 느낀 것 같다. 언니가 멋있었다.


술과 안주를 시켜 먹고 있으니 북 치는 공연이 시작되었다. 뭔가를 하려는 모양이군, 하며 박수나 열심히 칠 준비 었건만, 생각보다 더 재미있었다. 북공연이나 보고 박수나 열심히 치고 있었는데 갑자기 옆에 있던 외국인이 말을 걸었다. 우리가 시킨 음식이 뭐냐는 거였는데 아우,, 얘한테 잡혀서 계속 얘기를 이어나가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너무 많이 들었다. 생각은 현실로 이어졌는데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다.(결국 우리가 시킨 음식은 안 시켰더라ㅋㅋㅋ) 일본에 온 지 오래되었다고 한다. 한국을 구경하다가 10일 전에 일본에 넘어와서 혼자여행 중이라고 했다. 3D관련된 일을 한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인스타그램 아이디까지 공유하게 되었다. 언니는 옆에서 연신 맥주를 들이켰는데 혼자 4잔이나 먹었다. 역시,, 그녀는 술을 잘 마시는데 술에 취하는 것도 빨랐다.

언니가 술을 많이 먹어서 숙소에 갈까 싶었는데 갑자기 이치란 라멘집에 가자고 했다. 일본에 와서 먹은 음식이 별로 없는데 일본까지 와서 라멘을 안 먹고 가기에는 너무 아쉬울 것 같아 새벽이지만 근처 이치란  라멘집을 찾아서 들어갔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저녁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먹으려고 기다렸다. 재밌었다. 우리가 어느 나라에 가서 그렇게 먹으려고 밤늦게 줄 서서 기다려서 먹겠는가.

나는 개인적으로 라멘을 안 좋아하는 편인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너무 웃겼던 부분은 주영언니가 술에 많이 취해서 반숙란을 1개 시켜야 했는데 2개를 시킨 것이다. 어쩐지 돈이 많이 나오더라. 너무 웃겼다. 목이버섯과 달걀은 필수로 시켜 먹어야 할 것.


다 먹고 숙소까지 걸어오는 김에 돈키호테도 들러서 약과 화장품을 사고 아이스크림도 사서 숙소에 들어왔다. 내일은 새벽에 츠키지 시장에 가야 하는데 일어날 수 있으려나. 걱정이지만 그래도 내일은 내일의 하루가 기다리니, 오늘의 행복은 충분히 만끽했으니 그걸로 되었다. 내일 더 열심히 돌아다닐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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