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오늘의 날씨는 맑음
2022. 11. 19(木)
어제 늦게까지 반찬정리하고, 청소하고, 짐 싸고확인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늦게 잔 탓이었나, 4시간도 채 잠을 자지 못하고 아침 6시 30분부터 일어났다. 일어나지 못하게되면 여행을 가지 못할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그래도 아침부터 일어나서 씻고 준비하고 집청소를 대충해야 부모님이 늦게 돌아오시더라도 편히 쉬실 수 있다는 생각에 여느때와 다르게 눈이 번쩍 떠졌다.
8시 30분, 열심히 그리고 들썩이는 소리를 내는 캐리어 2개를 이고, 지고 공항버스에 올라탔을 땐 드디어 일본에 간다는 설레는 마음과 집 문은 제대로 닫고 왔을까? 도둑이라도 들면 어떻게 하지, 하는 불안감에 마음을 졸였다.
드디어 오늘이다. 내가 오늘을 얼마만큼 기다려왔던가! 그 많던 과제를 모두 다 미래의 나에게 미루고 어제의 내가 울며불며했던 과제들을 붙잡고 내가 얼마나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오늘을 기다려왔던가! 아직 해야할 과제와 시험은 산더미이지만 그래도 일본에 발을 디딛는 순간부터는 그 모든것을 잊고 즐기기로 다짐했다.
기대가 된다. 설렌다. 얼마만에 타는 비행기인가, 얼마만에 입국심사를 하고, 얼마만에 해외를 나가게되는 것인가! 이 모든 것이 현실이 맞나싶은 마음은 나의 떨리는 마음에 불을 지피고 있었다.
10시 즈음에 인천공항에 도착을 했다. 2개의 캐리어를 가지고 12시까지 버텨야하는데, 커피는 마셔야겠고 과제도 해야하는데 마땅히 할 곳이 있나 찾아보다 카페를 가게되었다가게 되었다. (원래는 파리바게트에 들어가서할까 했는데, SPC기업이라 가고싶지않아 공차로 노선을 변경했다.)
분명, 처음에는 과제를 하려고 했다. 열심히 읽어보려 노력이라는 것도 하였다. 그러나 작가가 나를 이해시키는데 실패하였다. 잘 읽히지 않는데 어쩌나(여행을 앞두고 과제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으랴), 평소 보고싶었던 책을 읽는 것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언젠간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는다!> 책 제목부터가 매력있지 않은가, 그의 삶이 참으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한 장 한 장읽기 시작한 책은 어느덧 마지막을 달려가고 있다. 일본에서 읽었던 인상깊었던 책 하나로 잘마무리하고 싶은데, 할 수 있으려나..? 이제는 그냥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겨보려고 한다.
12시 즈음에 다락휴에서 쉬고있던 주영언니가 체크아웃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아, 이번 여행의 모든 경비를 언니가 냈으니 이 페이지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사랑한다 주영아) 북창동순두부, 얼큰하고 뜨끈한 국물이먹고 싶단다. 역시 한국인인가. 우리의 핏줄은 어디가지 않는 것인가, 언니가 먹고싶다는데 당장 가야지! 2층에서 길을 헤메다 친절한 보완요원분 덕분에 4층으로 이동해서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진짜 북창동이 순두부로 무슨 짓을 한 것인가. 북창동이 어디인가부터 시작해서 뜨끈하고 얼큰한 국물을 들이마시며 감탄의 감탄을 내뱉었다. 한마디로 맛있었다는 얘기이다. 12월에 미국갈때 또 먹어야지~
입국심사를 마치고 샤넬에 가서 주영언니와 엄마의 화장품을 구매했다. 45번 게이트에서화장품 매장은왜 이렇게 먼 것인걸가, 내 옆의 주영이는 눈의 다크서클이 발까지 내려와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구 있구먼,, 그녀는 게이트에 도착하자마자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들었다. “45번 게이트, 진에어 LJ205 항공탑승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승무원의 안내방송을 듣고 드디어, 드디어!!!!라고외치며 한층 밝아진 웃음의 얼굴을 쓰고 비행기에 발을내디뎠다.
역시, 땅에 발을 딛고 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르지라고 초반 10분 정도만을생각하며, 너무 힘들어 제발 일본땅에 빨리 도착해 땅을 밟아보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며 헤드뱅잉의 잠으로 빠져들었다.
일본에 도착했다.
역시, 일본이다. 나리타 공항에 내리자마자 와, 일본은 분위기가 다르구나 라고 느꼈다. 그런데 전과 달라진 점은 아랍인이 참 많다는 것이었다(나중에알고 보니 미얀마 분들이많으셨다). 출국심사를 마치고 진짜 일본에 들어왔을 때는 ‘빨리 세븐일레븐가서 달걀샌드위치 먹어야지, 어디 있어세븐일레븐! 어디 있는 거야, 편의점!!!’을 속으로 외치며 공항을 배회하였다. 찾았다! 편의점에 사람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패밀리파트 편의점인데 너무 작았다. 그래도 일단 달걀샌드위치가 있으니 만족했다, 밖으로 나와 언니와 한쪽씩 나눠먹으며 기쁨의 춤을 췄다. 역시, 이 맛이지! 이건 따라할 수가 없지!라며 행복을 만끽했다. 아마 떡이 가득 진 머리,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얼굴, 그 어떤 것도 신경쓰이지 않았으랴, 그저 행복만 했다.
저렴이 버스를 타고 도쿄역에 내렸다. 버스에서 입벌리고 뒤로 목을 젖히고 잠을 잤더니(너무 추했을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 아니던가, 마스크야 너무 감사하다!) 뒷목이 너무 아팠다. 그러나 그것은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 왜? 우리는덮밥동을 먹으러 가야하거든, 주영언니와 드릴소리가 나는 캐리어를 이고 지고 저녁을 먹으러 이동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쯤, 종업원이 ‘오늘의 영업은 여기까지입니다, 나중에 다시찾아와 주세요, 감사합니다’ 팻말을 들고 우리를 죽일듯 노려보고 있었다. 아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가 아니라 ‘에?’라며 사장님을 죽일듯 노려본 것이 아니었을까,, 아마 우리가 거의 마지막에 줄에 합류한 사람이어서가 아니었을까 살며시가정해 본다. 퇴근하고 싶은 마음 너무나도 이해합니다^^
음식은 맛있었다. 사실 마감시간에 먹어서 그런지 진짜 빨리 먹기가 너무 힘들었다. 입 안에가득 넣고 터져 나올것 같은 입을 손으로 막으며 열심히 씹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을 느끼기 위해 음미도 하였다. 일단 우니가 대박이었다, 냄새도 안나고 바다향이 느껴지는게 내가 먹던 우니는 우니가 아니었던 것같다(우니를 먹어본 적이나 있던가?) 같이 나오는 4점의 도미회도, 아 그냥 미친 맛이었다. 무슨 말이 필요하랴. 조금 아쉬웠던 점은 마감시간이라 종업원이 눈치를 많이 줬다는 것? 그것 빼고는없었다.
언니와 소화도할겸 숙소까지 걸어갔다. 여러 수다도 떨고 옆에 공사하던 소리보다 우리 캐리어 소리가 더 크다는 얘기에 한참 웃으며 걸었다. 숙소는 생각보다 깔끔하고 더 작았다. 짐을 펼치기도 부족한 공간이랄까? 그래도 나름 욕조도 있고, 만족한다! 누울 자리만 있으면 완벽한것임을 매번 까먹는다. 그러나 이번 숙소, 조식도 주고, 괜찮았다!
저녁에 편의점투어도 하고 반신욕도 하고 지금 하루지난 상태로 일기를 쓰고 있다. 하루가 지난 일요일인 오늘, 주영언니의 생일이다. 생일을 일본에서맞게 되다니, 그녀, 참 멋있고도 멋있도다. 태어나줘서 고마워 밍키야! 사랑한다!!😘
벌써 시간이 2시가 다 되어간다. 내일 또 일어나야하니 오늘의 수다스러움은 이쯤에서 마무리를 지어야겠다. 나는 오늘에 만족한다. 충분히 행복했고 행복하고 있으며, 내일은 더 행복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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